표류하는 시인의 혼 2 / 엄원지 표류하는 시인의 혼 2 / 엄 원 지 이미 사람들의 도시는 병들어 그 요란한 욕정의 북소리는 순결한 조상들의 대지 위로 개척자인양 진동해 오고 선한 이들은 권력과 부의 노예가 되어 이른 새벽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헤어날 길 없는 가난의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범죄하는 자들은 오히려 .. 나의 글 2010.10.26
이행(異行)길 / 엄 원 지 이행(異行)길>/ 엄 원 지 같은 계절을 걸어가도 그대는 이 들녘에 있질 않다. 바람은 끊임없이 내게로 불어 오지만 그대는 이미 바람을 싣고 어디론가 떠나가고 있다. 우리들은 모두 동행자이기를 바라며 이 길을 함께 가지만 마음은 지금 서로 이행(異行)길을 가고 있다. 나의 글 2010.10.26
어머니의 편지 / 엄 원 지 어머니의 편지/ 엄 원 지 얘야 찬바람 저녘산을 휘감고 뒷마당 대숲 흔드는 이 겨울밤에 너는 지금 어느 하늘 밑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지난 밤 현실같은 꿈결 맨 발로 얼어붙은 긴 강을 건너와 사립문 차마 열지 못하고 눈물만 떨구던 너의 모습에 뛰어나가 붙잡지 못했던 이 어미의 무정을 내가 지.. 나의 글 2010.10.26
가을에 띄우는 연서(戀書)/ 엄 원 지 가을에 띄우는 연서(戀書)/ 엄 원 지 그토록 긴 세월 가슴에 안고만 살아 온 그대 향한 그리움을 이젠 가을 바람결에 띄워 보내려 합니다. 밤이면 하얀 등(燈)을 밝히고 가슴 조여 행여 그대 찾아오지 않을까 어둠 길 하나 하나 헤아리던 애태움을 이젠 지는 낙엽 밑에 묻어 버리려 합니다. 사랑한다는 .. 나의 글 2010.10.26
파 도 / 엄 원 지 파 도 / 엄 원 지 하얀 방울 일으키며 사선(死線)을 넘는다. 서슬푸른 심장을 날 세우며 바위섬을 휘감고 떠나간다. 아무도 기다리는 이 없건만 누군가를 찾아 끝없는 그리움의 몸부림을 친다. 침묵의 바다를 헤치고 새벽을 향해 노한 함성을 지르며 힘차게 달려오고 있다. 나의 글 2010.10.26
부활의 불꽃/ 엄 원 지 부활의 불꽃/ 엄 원 지 작은 꽃씨 하나 황혼녘 대지에 떨어져 어둠을 밝히는 불씨의 꿈을 꾸었다. 사람들은 그의 숭고한 사랑의 기도를 알지 못했고 새벽과 함께 찾아 올 부활의 의미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였다. - 나 병든 대지 속으로 묻혀 그대들 삭막한 광야에 영원한 씨앗을 뿌리고 산과 들을 지.. 나의 글 2010.10.26
이별이라는 말 / 엄 원 지 이별이라는 말 / 엄 원 지 이별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수는 없잖아요 구름이 가듯 청자빛 산에 가을이 오듯 그렇게 쉽게 할 수는 없잖아요 우리들이 만나 그렇게 쉽게 만나 사랑을 금새 나눈 것처럼 이별이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할 수는 없잖아요. 나의 글 2010.10.26
낙엽 2- 시/ 엄 원 지 -사진/ 만추 낙엽(滿秋 落葉) 2009 엄원지- 낙 엽 2 시/ 엄 원 지 죽음으로서 너는 다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하여 부활한다. 환생의 길을 떠나는 처연한 너의 몸짓은 억겁을 달려 온 북풍의 마신(魔神)을 숙연하게 만든다. 어느 길목에서 나와 다시 만날 것이냐. 내 그리움이 밤새 울어 새벽녘에서야 잠들려 .. 나의 글 2010.09.30
가을여인 - 시/ 엄원지 가을여인 시/ 엄원지 바람불면 웬지 그리운 마음이 노도처럼 밀려와 10월의 백사장을 거닐고 싶다 하였다. 은빛 날개를 달고 수평선 저-멀리 사라져간 하얀 갈매기를 바라보며 어느 날 님이 두고 간 아쉬운 여운 (餘韻)이 가슴 저민다고 하였다. 오늘도 노을지는 저녘에 낙엽구르는 처연한 소리 들으며 .. 나의 글 2010.06.05
여명의 서울/엄원지 여명의 서울 1 글 사진/엄원지 인왕산에 오르면 항상 여명의 서울이 있다. 긴 겨울밤의 휴식이 못내 아쉬운듯 뒤돌아보며, 떠나가는 바람의 소리가 있다. 짧은 날의 청춘을 그리워하며 언제인가는 되돌아 갈 영원을 향해, 기지개켜는 시간의 그림자가 있다. 저 꿈틀거리는 대지의 몸짓 활.. 나의 글 2010.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