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낙엽 2- 시/ 엄 원 지

불시착자 2010. 9. 30. 23:37

 

                                                   -사진/ 만추 낙엽(滿秋 落葉) 2009 엄원지-

 

 

         낙 엽 2

 

                             시/ 엄 원 지

 

죽음으로서 너는

다 이루지 못한 꿈을 위하여 부활한다.

 

환생의 길을 떠나는

처연한 너의 몸짓은

억겁을 달려 온 북풍의 마신(魔神)을

숙연하게 만든다.

 

어느 길목에서

나와 다시 만날 것이냐.

 

내 그리움이 밤새 울어

새벽녘에서야 잠들려 할 때에

후두두 떨어지며

흐려져 가는 내 영혼을 일으켜 세울

굵은 빗방울 소리로 이냐.

 

아니면

추억의 산하(山河)를 바람처럼 헤매며

너의 이름을 불러 외쳐도

결국은 쉰 목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는

만추(滿秋)의 외롭도록 지친 저녁에,

내 시(詩)로 남을

하얀 달빛으로 이냐.

 

너는 꽃잎이었고

나는 바람이었거늘.

 

               

         -근작(近作), 2010. 8.29 '일간연예스포츠' 게재  -  

 

 

 

 

 
//

 

'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활의 불꽃/ 엄 원 지  (0) 2010.10.26
이별이라는 말 / 엄 원 지  (0) 2010.10.26
가을여인 - 시/ 엄원지  (0) 2010.06.05
여명의 서울/엄원지  (0) 2010.05.31
봄 들녘에서  (0) 2010.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