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비가(鴨綠悲歌)
엄 원 지
꿈을 꾸는듯 깨어난듯
겨울 아침 물안개를 타고
유유히 헤엄쳐 떠가는
빛나는 햇살의 오리색 물결이여
고구려 을지문덕의 기개가 숨쉬고
이성계의 조선건국이 꿈틀거리던,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를
꼭 말하지 않더라도
그 기쁨과 격정 그리고 슬픔만을 떠올려도
너는 한민족의 강이 틀림없다.
보아도 본 것이 아니고
들어도 들은 것이 아닌
비련의 수많은 이야기들이여-
우리는 지금 이순간만이라도
통일을 진정 그리워하는 가슴으로
저 쪽 강 건너
소리없이 우는 동포의 눈물을 함께 안았다.
되돌아오는
비가(悲歌)의 바람소리를
애써 웃음으로 함께 안았다.
칠백리 압록강은 오늘도 두남녀의 사연에도 아랑곳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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