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압록비가/엄원지

불시착자 2012. 2. 20. 01:39

 

 

                                                                                                                              

압록비가(鴨綠悲歌)

 

                   엄 원 지

 

 

꿈을 꾸는듯 깨어난듯

겨울 아침 물안개를 타고

유유히 헤엄쳐 떠가는

빛나는 햇살의 오리색 물결이여

 

 

고구려 을지문덕의 기개가 숨쉬고

이성계의 조선건국이 꿈틀거리던,

이미륵의 ‘압록강은 흐른다’를

꼭 말하지 않더라도

그 기쁨과 격정 그리고 슬픔만을 떠올려도

너는 한민족의 강이 틀림없다.

 

 

보아도 본 것이 아니고

들어도 들은 것이 아닌

비련의 수많은 이야기들이여-

 

 

우리는 지금 이순간만이라도

통일을 진정 그리워하는 가슴으로

저 쪽 강 건너

소리없이 우는 동포의 눈물을 함께 안았다.

 

 

되돌아오는

비가(悲歌)의 바람소리를

애써 웃음으로 함께 안았다.

 

 

 

칠백리 압록강은 오늘도 두남녀의 사연에도 아랑곳없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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