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혼곡(詩魂曲)2
시/엄원지
밤이면
한 촉의 불을 밝히고
영혼의 시를 쓴다.
이 세상에 남겨둘 것이란
한 줄의 詩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말하는 행복이란
허구와 이기로 염색된
아름다운 옷 한 벌에 불과한 것,
나 이 세상을 떠날 때에
가슴에 지니고 갈 것이란
평생을 떠돌아 온 詩魂밖에 없을 것을.
밤이면
어둠을 찾아 나서고
그 무명(無明)속으로 떠나간 영혼들을 위하여
슬픈 비파의 고요한 음률,
시혼곡 하나를 바람결에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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