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서원(誓願)/엄원지

불시착자 2011. 3. 20. 10:27
        서원(誓願) 시/ 엄 원 지 이제는 성내지 않는 겸허한 바람이고 싶습니다. 여름날에는 시원한 산들바람이 되어 땀흘려 일하는 가난한 자의 고뇌를 식혀주고 싶고 겨울날에는 따뜻하고 포근한 바람이 되어 헐벗은 자의 침상에 봄을 실어다 주고 싶습니다. 이제는 욕심내지 않는 자비로운 대지이고 싶습니다. 가을들녘에 풍성한 수확이 되어 농부의 얼굴에 미소를 주고 싶고 집없이 방랑하는 이들에게 아늑한 오두막을 지어주는 그러한 대지(大地)이고 싶습니다. 이제는 어리석지 않은 지혜의 바다이고 싶습니다. 어둔 밤 두려운 항해를 하는 어부에게 물길을 열어 그의 길을 인도해 주고 싶고 죽음의 강을 따라 흘러온 폐수(廢水)에게는 정화(淨化)의 도리를 가르쳐 되돌려 보내는 바다이고 싶습니다. 그렇게 이제는 변합없이 당신과 나란히 동행(同行)이고 싶습니다. - 어두운 세상을 바라보며 은거(隱居)에서 하재(何在) 엄원지 2011. 3. 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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