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표류하는 시인의 혼 2 / 엄원지

불시착자 2010. 10. 26. 02:17

        표류하는 시인의 혼 2 / 엄 원 지 이미 사람들의 도시는 병들어 그 요란한 욕정의 북소리는 순결한 조상들의 대지 위로 개척자인양 진동해 오고 선한 이들은 권력과 부의 노예가 되어 이른 새벽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헤어날 길 없는 가난의 거리를 어슬렁거리며 범죄하는 자들은 오히려 참회의 눈물보다는 저마다 부조리한 사회의 합당성을 주장하며 이 도시 저 마을로 활보하는 세상. 그래도 병든 세상, 썩어가는 세계를 위하여 어둔 밤 잠 못 이루는 이름없는 이들의 간절한 기도가 있어 오오 봄은 다시 오는구나 투명한 햇살 가득히 빌딩 숲 깊숙히 감추어진 치부를 드러내며 세월의 봄은 어김없이 다시 찾아오는 구나 돈키호테를 열망하는 가난한 시인의 창에도 뭉게구름같은 하얀 아지랭이를 일으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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