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신개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마을영화’를 지난 1999년부터 전국 곳곳을 순회하며 만들어온 신지승 감독의 2023년도 작품이 올해는 부산시 강서구 봉림동 둔치마을에서 꽃을 피운다.
‘끄트머리 국제마을영화제’ 답게 진짜 부산 끄트머리 조만강 가 둔치도에서 피크를 올릴 예정이다.
그래서 ‘부산둔치도 마을영화제’가 또 하나 탄생하면서 장작가마에서 타오른 사발의 한(恨)도 활활 타올라 천년 도자(陶磁)의 한이 스르르 풀리는 것이다.
‘마을영화’는 마을주민이나 공동체가 자신들만의 이야기로 직접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영화제이다.
주로 오지 산 속이나 농촌 등을 찾아 나서는 신지승 감독의 카메라 앵글은 주민들의 평범한 일상을 담아내지만 그 속엔 평소 우리가 보지 못한, 느끼지못한 자연과 인간의 감동 스토리가 있고 삶의 진실, 기쁨 같은 것들 또 때로는 슬픔 같은 것들이 꿈틀거린다.
둔치도 ‘천백광’ 가마의 주인장 유길수(66) 도예가는 3대를 이어오는 도예 장인이면서 그 아들 유승방(36)과 유승낙(32)이 대를 이어 가마에 불을 짚힌다.
또 그의 아내인 김옥희(60) 도예가 역시 수작업의 장인이다.
대를 이어온 도예 가업은 다시 대를 이어 가려고 조만강 가 언덕에 꿈과 희망을 태우고 있다.
이들의 삶은 아침에서 저녁까지 그리고 꿈 길 까지도 장작으로 피어오르는 도자기의 이야기이다.
강 하나 너머 도시의 모습은 공장의 뿌연 연기들로 하늘빛이 회색이지만 강 건너 둔치도의 천백광에는 장작으로 타오른 사발의 빛이 하늘로 승화해 그 빛이 푸르다 못해 하얗다.
그것을 고려 청자의 한이라 해야 하는지 아니면 천년의 인고를 견뎌온 도공(陶工)의 한이라 해야 하는지 하늘은 언제나 사철 푸르다.
왜냐하면 그 한(恨)도 장작으로 타올라 허공 수천갈래 흩어져 그 빛이 ‘천백광’으로 피어났기 때문이다.
그들의 이야기가 9월 1일부터 8일까지 젊고 유능한 신예의 세계 각국에서 온 영화감독들과 함께 영화로 선을 보인다.
마지막날 가수 박양희의 ‘길가는 자의 노래’는 노래 제목 만큼이나 아름다운 메시지를 접하게 된다.
신지승 감독의 ‘2023년 끄트머리국제마을영화제’ 속 ‘부산둔치도 마을영화제’가 폭염과 태풍이 할키고 간 한 이름없는 도시 마을, 부산시 강서구 봉림동 둔치도 ‘천백광 가마’에서 활활 불꽃처럼 또 타오른다.
[스포츠닷컴 엄원지 대기자]
이 기사는 www.newssports25.com 2023. 08.12 <문화>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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