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

그렌데일 연가(Glendale's poem)/엄원지(Won ji-Ohm)

불시착자 2013. 12. 14. 04:02

 

 

그렌데일 연가(Glendale's poem)

 

                        엄 원 지(Won ji-Ohm)

 

 

그렇게 길지않은 삶이

오후 햇살에

우두커니 서 있다

 

이 언덕아래에서

일어났던

사랑과 미움의 일들이

지금 막 잠에서 깨어난

아이의 눈망울처럼 새롭게 느껴진다

 

얼마남지 않았다

저 빛나는 태양과 흰구름,

낮고 높은 계곡을 따라

밑으로만 흐르던 눈물같은 물까지

시간이 꿈꾸던

망가져버린 시계의 부활까지

 

멈춰선 듯 하지만

멈추지않는

떠나간 바람의 속삭임이 들려온다

되돌아보니

정녕 부질없는 그냥 바람이었다

 

따스한 햇살이

12월의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게 미소를 보낸다

 

그 아래

고독 하나가 말없이 서 있다.